어제 동기 아가씨와 뭣좀 사러 나갔다가
사회에 몸을 던진 지 벌써 1년이 되어 간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일단, '1년이 되도록 난 뭘 했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옆 자리의 Quant 선배는 1년만에 대성을 했었는데,
왜 난 아직도 어버버 거리는지...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더랍니다.
의지는 있지만, 그 의지를 실현하기에 너무 많은 직무를 손에 쥐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많이 놓을 수록 크게 성공하는 것이라는데, 아무래도 전 대성하기에는 시간이 좀 걸리겠네요. ㅎㅎ
다음 든 생각은 '시간 참 빨리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릴 적 시간을 되돌아보면, (그래봐야 전 중학교 이전까지는 못 돌립니다.)
지금 이 시점이 제일 빨리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르신들 말씀 하나 틀린 게 없어요.
여의도 바닥에서 파릇파릇 싹 뜨는걸 보기 시작해서
비 오고, 낙엽 지고, 눈 오고, 다시 꽃 피고, 푸른 녹엽이 지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은 것 같아서 내심 놀라기도 했고,
'1년이 되도록 난 뭘 했나'와 맞물려서 씁슬하기도 하고요.
벌써 인턴 짓거리를 시작한 지 3주가 되었네요. 시간 참 빠르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IBM Korea 인턴을 하면서 마음속에 떠올랐던 불만사항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하는데요. 혹시 관계자분들께서 보더라도 고깝게 여기지 마시길 바랍니다.
일단, 인턴이란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텐데요. 기업 입장에서는 제 발로 걸어들어온 떡밥(?)을 사전 시험해 보는 의미로, 떡밥(?) 입장에서는 자신이 그 기업에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볼 수 있는가를 시험하기 위한 Win-win 전략에서 나온 것이 인턴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런데 자발적으로 회사에 헌신하기로 마음먹은 인턴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회사로서나 떡밥들(?)로서나 손해인 셈입니다. 따라서, 사전에 인턴 채용계획을 세울 때 얼만큼 이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 인사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그런 입장에서 제 위치를 생각해 보면, 불만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저도 밥값 등등 부대비용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조그마한 일이라도 하면서 그 회사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를 가늠해 보아야 하는 시간을 마냥 죽이는 것도 불만이고, 그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할 수 있음에도 눈 시퍼렇게 뜨고 날려 보내야 하는 것도 불만이고, 다들 바쁘다는 핑계로 방치 인턴을 양산하는 것도 불만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인사팀 쪽에도 불만이 제법 쌓였습니다.
굳이 짧은 시간에 대책을 생각해 보자면, 일단 인턴이 투입 가능한 업무를 주로 쥐고 있을 대리/차장급을 Mentor로 지정해야 할 것이며, 그 사람의 업무량이 인턴 생활에 도움을 주지 못할 정도로 많다면 제외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혹시, 인턴 Mentor를 자청한다고 해서 자신의 경력에 플러스 요인이 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런 게 아니라면, 굳이 특별한 직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 보다는 인턴과 회사 양쪽에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안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Mentor로 지정되어야 하는 것이 올바른 것입니다.
인턴들에게 회사의 비전을 심어 주고 많은 혜택들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턴들은 본질적으로 젊은이이고, 그 만큼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므로 그러한 본능을 충족시켜 주면서도 회사 입장에서 우수한 인재를 골라낼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깊은 수준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일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기업에서 가져야할 인턴쉽 프로그램 운영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단기/장기 인턴쉽을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는데요, 단기 인턴쉽에서는 위에서 언급하였던 점들을 고려해서 일정을 진행해야 할 것이고, 아직 장기 인턴쉽은 도전해 보지 못한지라... 뭐라 길게 말씀드릴 여지는 없습니다만 상기 지적하였던 점들을 초반에 고려하여 진행하고, 이후는 회사 생활의 Simulation과 같이 운영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1주 정도는 참겠는데, 그 이상은... 좀 무리네요.
만약에 제가 IBM Korea에 지원하게 된다면, (물론 꼭 이 곳이 아니더라도 어느 곳에 자리를 잡고) 그리고 나중에 성장해서 Mentor의 자리에 선다면 어떻게 해서든 운영의 묘를 맛볼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싶은 생각입니다. 그래야 그 친구도 지리한 업무 속의 숨은 맛을 빨리 보고 자신의 장래를 구체화 시킬 수 있는 정보를 얻어갈 테니 말입니다.
제가 학교 생활을 하면서 무엇이든 속 시원히 털어 놓을 수 있었던 Safety point가 정확하게 둘이었고, 현재 하나를 개척하고 있는 중입니다.
한 분은 저의 인생이 흘러가는 방향을 현재 추진하고 있는 목표로 돌려놓는 데 큰 일조를 하셨고, 다른 한 분은 제 인생이 거꾸로 흘러가는 것을 막아주신 아주 고마운 분들입니다.
물론 인생의 방향 고정에도 많은 일조를 하신 분들이지만, 제가 학교 생활을 하면서 답답해 했던, 혹은 공유하고 싶었던 것들을 '거침없이' 내뱉을 수 있었던 분들이었기에 저에게 있어서는 아래의 Post 제목과 같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동화의 대나무숲 역할을 해 주셨던 분들입니다.
오늘 이 곳에 적어 내려가려고 하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현재 학교에 현존하는 저의 유일한 Safety point이신 형님입니다.
사실 제가 날짜 감각에는 무척이나 서투른지라 (중요한 날짜들도 곧잘 잊어버립니다. 가끔 저에게 나이를 물어보면 시원하게 얼마라고 대답을 못합니다.) 저와 얼굴을 마주한 것이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나 확실한 것은, 저와 친해질 사람은 정말 빨리 친해집니다.
그게 아니라면 제가 무언가 의도를 품고 있거나 정말 인간의 정신세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Code가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 정황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형님의 정신세계에서 흘러나오는 파장은 저의 그것과 무척이나 흡사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나중에 이 글 보고 화 내실지 모르겠습니다. 하하)
나름 인생을 험하게 살아오시면서 자신의 앞길에 대해서는 철썩같은 확신을 가지고 항상 준비된 자세를 보여주셨던 형님께서 이번에 취직을 하셔서 서울로 올라가신다는군요.
막상 맥주 한 캔씩을 서로의 앞에 둔 채 무언가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는데 숨이 탁 막히더군요. 뭔 이야기를 해야 할지... 평소와 같이 무언가 거침없이 지르려고 해도 그것조차 되지 않더군요.
그저 열심히 사셨으니 그것에 대한 보상이 돌아올 것이라는 정도의 이야기로 마무리짓고 재빨리 뒷정리를 하고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실컷 돗자리를 깔아 놓고 나면 어디 가서 앉아 있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랄까요. 요즘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이 다 그렇습니다. 수학도 아닌 것이 수학인 체 하고, 쉬운 척 하는 것이 무척 이해하기 어렵고, 접근이 아닌데 접근같아 보이고, 겉과 속이 다른데다가 꼭 필요한 일인 것 같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일들이 주변에 널려 있네요. 노력을 해야 할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잘난 분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부터는 의욕도 조금씩 줄어만 가고, 내가 잘난 녀석이 아니라는 사실을 빨리 인지하고 인생의 나침반을 다른 곳으로 돌렸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아주 미치고 팔짝 뛸 지경입니다. 하하하... 그동안 인생에 굴곡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 그 굴곡이 저에게 주는 느낌이나 의미를 조금씩 체득하고 있습니다.